신용등급 점수표를 검색하면 표마다 구간이 조금씩 다르다. 어느 표를 믿어야 할지 헷갈리는 것이 정상이다. 공식 등급표라는 것이 더는 없기 때문이다. 1~10등급 체계는 2021년에 폐지됐고 지금은 점수제로만 운영된다.
그래서 같은 점수라도 금융사마다 판단이 갈리고, NICE와 KCB가 같은 사람에게 다른 점수를 준다. 이 구조를 정리한다.
등급표가 사라진 자리에 무엇이 있나
2021년부터 개인신용평가는 1~10등급 구분을 없애고 점수 하나로 통합됐다. 점수는 1,000점을 상한으로 매겨진다.
등급제를 없앤 이유는 구간 경계에서 생기는 절벽 때문이다. 등급제에서는 1점 차이로 등급이 갈리면 대출 가능 여부가 통째로 뒤집혔다. 점수제에서는 그 1점이 1점만큼만 반영된다.
그 결과 지금 돌아다니는 등급표는 전부 과거 등급 기준을 참고용으로 환산해 둔 표다. 금융사마다 승인 기준선을 자체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어느 표도 내 대출 가능 여부를 알려주지 못한다. 표를 찾는 대신 각 금융사의 상품별 최소 점수 안내를 보는 편이 정확하다.
NICE와 KCB는 같은 사람에게 다른 점수를 준다
두 기관은 같은 자료를 보고도 다른 점수를 낸다. 보는 항목은 같은데 항목에 매기는 비중이 다르기 때문이다.
평가 항목은 다섯 가지다.
| 항목 | 무엇을 보나 |
|---|---|
| 상환이력 | 연체 여부와 연체 이력 |
| 부채수준 | 대출과 카드 사용 잔액의 크기 |
| 신용거래기간 | 신용거래를 해 온 기간 |
| 신용거래형태 | 어떤 종류의 거래를 어떻게 쓰는가 |
| 비금융 신용정보 | 통신비, 공과금 등 납부 실적 |
여기에 매기는 비중에서 두 기관이 갈린다. 상환이력의 비중은 NICE가 28.4%, KCB가 21%다. 반대로 KCB는 신용거래형태에 38%라는 높은 비중을 둔다.
이 차이가 실제로 어떻게 나타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연체 없이 오래 거래해 온 사람은 상환이력 비중이 큰 NICE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카드를 거의 쓰지 않고 현금만 쓰는 사람은 신용거래형태 비중이 큰 KCB에서 점수가 낮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거래 자체가 없으면 평가할 자료도 없기 때문이다.
두 점수가 다르게 나오는 것은 오류가 아니다. 둘 중 하나가 맞고 하나가 틀린 것도 아니다. 세부 비중은 각 기관이 공시하므로 정확한 수치는 NICE와 KCB의 신용평점 공시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느 쪽 점수를 봐야 하나
내 점수 중 어느 쪽이 쓰이는지는 금융사가 어느 기관과 계약했는지에 달려 있다. 한 기관만 보는 곳도 있고 둘 다 보는 곳도 있다. 그래서 내가 고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두 점수를 모두 확인해 두는 일이다. 한쪽이 유독 낮다면 그 기관이 비중을 크게 두는 항목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KCB만 낮으면 신용거래형태 쪽을, NICE만 낮으면 상환이력 쪽을 먼저 본다.
내 판단으로는 두 점수의 차이 자체에 신경 쓸 이유는 크지 않다. 낮은 쪽 점수를 기준으로 준비하면 어느 금융사를 만나든 예상보다 나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점수를 올리는 방향은 항목에서 나온다
다섯 항목을 알면 무엇을 해야 할지도 자동으로 정해진다.
연체를 만들지 않는다
상환이력은 두 기관 모두에서 비중이 큰 항목이고, 한 번 생긴 연체 기록은 시간이 지나야 사라진다. 카드값뿐 아니라 통신비와 공과금도 마찬가지다. 고정비를 급여일 직후로 자동이체 걸어 두면 실수로 밀리는 경우가 줄어든다.
사용 잔액을 낮게 유지한다
부채수준은 빌린 금액의 절대액뿐 아니라 한도 대비 사용 비율도 함께 본다. 카드 한도를 꽉 채워 쓰는 습관은 연체가 없어도 부정적으로 잡힌다.
거래 이력을 끊지 않는다
신용거래기간은 길수록 유리하다. 오래 쓴 카드를 해지하면 그만큼의 이력이 사라진다. 안 쓰는 카드를 정리할 때는 가장 오래된 카드를 남기는 편이 낫다.
비금융 정보를 등록한다
국민연금, 건강보험, 통신비 납부 내역을 제출하면 평가에 반영된다. 신용거래 이력이 짧은 사회 초년생이나 현금 위주로 생활해 온 경우에 특히 의미가 있다. NICE 지키미와 KCB 올크레딧에서 각각 신청한다.
조회한다고 점수가 떨어지지 않는다
본인이 자기 점수를 조회하는 것은 평가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예전 등급제 시절의 인식이 남아 조회를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자주 확인해도 무방하다.
확인 경로는 두 갈래다. 기관 공식 창구인 NICE 지키미와 KCB 올크레딧에서 직접 조회하는 방법, 그리고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같은 앱에서 확인하는 방법이다. 앱 쪽은 두 기관 점수를 한 화면에서 보여주는 경우가 있어 비교에 편하다.
다만 대출을 신청해 금융사가 조회하는 것은 성격이 다르다. 짧은 기간에 여러 곳에 신청하면 심사에서 부담 요인으로 볼 수 있으므로, 조건 비교 단계에서는 정식 신청 전 상담을 쓰는 편이 낫다.
자주 묻는 질문
지금도 몇 등급인지 알 수 있나
공식 등급은 없다. 일부 서비스가 참고용으로 환산해 보여줄 뿐이고 금융사 심사 기준과는 다르다. 대출 가능 여부는 등급이 아니라 해당 금융사의 상품별 기준으로 판단된다.
NICE와 KCB 점수 차이가 크면 문제가 있는 건가
비중 차이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결과다. 다만 한쪽만 유독 낮다면 그 기관이 크게 보는 항목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각 기관 사이트에서 점수 하락 사유를 항목별로 확인할 수 있다.
카드를 아예 안 쓰면 점수가 높아지나
그렇지 않다. 신용거래 이력이 없으면 평가할 자료가 부족해 점수가 높게 나오기 어렵다. 특히 신용거래형태 비중이 큰 KCB에서 불리해질 수 있다. 무리하지 않는 범위에서 꾸준히 쓰고 제때 갚는 편이 낫다.
연체를 갚으면 기록도 바로 지워지나
상환하면 연체 상태는 해소되지만 기록은 일정 기간 남는다. 금액과 기간에 따라 보존 기간이 달라지므로, 갚은 직후에 점수가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정리
1~10등급 체계는 2021년에 폐지됐고 지금 도는 등급표는 참고용 환산표다. NICE와 KCB는 같은 다섯 항목을 보되 비중이 달라서 점수가 다르게 나온다. 상환이력은 NICE가 28.4%, KCB가 21%를 두고 KCB는 신용거래형태에 38%를 둔다. 낮은 쪽 점수를 기준으로 삼고, 낮게 나온 기관이 크게 보는 항목부터 손대는 것이 순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