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세보증금을 지키는 장치 중에서 세입자가 직접 가입하는 상품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가 운영하는 상품의 이름은 전세지킴보증이고, 계약이 끝났는데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으면 공사가 임차인에게 먼저 지급한 뒤 임대인에게 구상한다.
문제는 아무 때나 들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청 기한과 주택가격 상한, 선순위채권 조건이 정해져 있어서 계약 구조가 어긋나면 보증료를 낼 의사가 있어도 가입이 막힌다. 아래 조건은 모두 2026년 8월 기준 공사 공시 내용이다.
집주인이 받는 대출과 세입자가 드는 보증은 다른 상품이다
이름이 비슷해 자주 섞이는데, 성격이 정반대다. 전세자금반환대출은 임대인이 세입자에게 돌려줄 돈을 마련하려고 받는 대출이고, 갚아야 할 채무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임차인이 보증료를 내고 드는 보호 장치이고, 사고가 나면 공사가 대신 지급한다. 돈을 내는 주체도, 보호받는 주체도 다르다.
운영 기관도 하나가 아니다. 반환보증은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이 각각 별개 상품으로 취급한다. 세 기관의 가입 요건과 보증료 체계가 서로 달라서, 어느 기관 창구에서 상담받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이 글에서 정리한 수치는 전부 HF 일반전세지킴보증 기준이다.

가입 자격 — 다섯 가지 조건을 모두 채워야 한다
- 임대차보증금이 수도권 7억원 이하, 그 외 지역 5억원 이하일 것
- 2020년 4월 1일 이후 체결한 임대차계약일 것
- 임대차보증금의 5% 이상을 지급한 세대주일 것
- 임대차계약기간이 1년 이상일 것
-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점유(주택 인도), 전입신고, 확정일자를 갖출 것
여기에 상품별 조건이 하나 더 붙는다. 일반전세지킴보증은 공사의 전세자금보증을 이용 중이거나 전세자금보증과 동시에 이용할 예정인 경우가 신청 대상이다. 전세대출을 다른 기관 보증으로 받았다면 이 상품이 아닌 다른 경로를 알아봐야 한다.
신청 기한은 계약기간의 절반
가장 많이 놓치는 조건이 이것이다. 신청은 임대차계약기간의 2분의 1이 경과하기 전까지만 받는다. 2년 계약이면 입주 후 1년이 지나는 순간 문이 닫힌다. 임대인과 다투기 시작한 뒤에 알아보면 이미 늦는 구조라, 나는 잔금을 치르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친 직후에 바로 신청하는 쪽을 권한다. 미루는 데 따르는 이득이 없다.

보증료는 LTV 구간이 결정한다
2025년 3월 1일 신규 신청분부터 보증료율이 LTV 구간별로 나뉘었다. LTV는 (선순위채권총액 + 임대차보증금) ÷ 주택가격으로 계산한다. 빚이 많이 얹힌 집일수록 보증료가 비싸진다는 뜻이다.
| LTV 구간 | 연 보증료율 |
|---|---|
| 70% 이하 | 0.04% |
| 70% 초과 80% 이하 | 0.11% |
| 80% 초과 90% 이하 | 0.18% |
보증금 2억원, LTV 70% 이하, 2년 계약이라면 2억원 × 0.04% × 2년으로 16만원이다. 같은 보증금이라도 선순위 근저당이 많아 LTV가 80%를 넘으면 72만원으로 네 배 넘게 뛴다. 근저당이 적은 집을 고르는 일이 곧 보증료를 깎는 일이다.

한도와 대상주택 — 12억원과 90%라는 두 개의 선
보증한도는 두 기준 중 작은 금액이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인천 7억원, 기타지역 5억원이고, 목적물별로는 주택가격의 90%에서 선순위채권 총액을 뺀 금액이다. 선순위 근저당이 크면 두 번째 기준에서 한도가 깎이고, 극단적인 경우 한도가 남지 않아 가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대상주택 요건도 확인해야 한다. 부동산등기사항전부증명서 발급이 가능해야 하고, 공사가 정한 방법으로 산정한 주택가격이 12억원 이하여야 한다. 권리침해가 없어야 하며, 신탁등기된 물건은 임대 권한이 있는 수탁자와 계약해야 한다.
결국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 전에 등기부등본에서 선순위채권 총액을 확인하고, 보증금을 더해 주택가격으로 나눠보는 계산이 먼저다. 이 숫자 하나로 가입 가능 여부와 보증료가 동시에 결정된다.

신청은 이 순서로 진행된다
- 계약 전 등기부등본으로 선순위채권 총액과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LTV를 계산한다.
-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보증금의 5% 이상을 지급한다. 특약에 반환보증 가입을 전제로 한다는 문구를 넣어두면 이후 분쟁 소지가 줄어든다.
- 잔금을 치르고 입주한 뒤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마친다.
- 공사 홈페이지의 신청가능여부 확인 메뉴로 조건을 먼저 조회한다.
- 보증을 신청하고 심사를 받는다. 계약기간의 2분의 1이 지나기 전이어야 한다.
- 심사를 통과하면 보증료를 납부하고 보증서를 받는다.

정리
정리하면 확인할 숫자는 네 개다. 보증금이 지역 한도(수도권 7억원, 그 외 5억원) 안에 있는지, 주택가격이 12억원 이하인지, LTV가 90%를 넘지 않는지, 계약기간의 절반이 아직 남았는지. 네 개가 다 맞으면 보증료는 보증금 2억원 기준 2년에 16만원부터 시작한다. 보증금 전액이 걸린 위험을 감안하면 이 금액을 아낄 이유는 없다고 본다. 세부 요건과 서류는 신청 전 한국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에서 최종 확인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