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연차를 못 쓰면 돈으로 돌려받는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연차사용촉진 절차를 법대로 밟았다면 한 푼도 나오지 않는다. 반대로 절차에 한 군데라도 빠진 곳이 있으면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갈리는 지점이 분명한 주제라 계산식보다 요건을 먼저 확인하는 편이 낫다.
아래는 근로기준법 제60조·제61조와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통상임금 판결을 기준으로 정리했다. 2026년 8월 기준이다.
계산식은 1일 통상임금 × 남은 일수
수당 자체는 단순하다.
1일 통상임금 = 월 통상임금 ÷ 209시간 × 8시간
미사용 연차수당 = 1일 통상임금 × 미사용 일수
209시간은 주 40시간 근무자의 월 소정근로시간이다. 실제 근무 174시간에 주휴시간 35시간을 더한 값이라, 여기서 나온 시급이 통상시급이 된다. 1일 8시간이 아니라면 마지막 곱하는 값만 본인 소정근로시간으로 바꾸면 된다.
| 월 통상임금 | 통상시급 | 1일 통상임금 | 5일분 | 10일분 | 15일분 |
|---|---|---|---|---|---|
| 250만원 | 11,962원 | 95,696원 | 478,480원 | 956,960원 | 1,435,440원 |
| 300만원 | 14,354원 | 114,832원 | 574,160원 | 1,148,320원 | 1,722,480원 |
| 350만원 | 16,746원 | 133,968원 | 669,840원 | 1,339,680원 | 2,009,520원 |
| 400만원 | 19,139원 | 153,112원 | 765,560원 | 1,531,120원 | 2,296,680원 |
| 500만원 | 23,923원 | 191,384원 | 956,920원 | 1,913,840원 | 2,870,760원 |
여기서 실수가 자주 나오는 곳은 분자다. 기준은 월급 실수령액도, 통장에 찍히는 총액도 아닌 통상임금이다.
2024년 판결로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졌다
통상임금은 정기적·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해진 임금이다. 종전에는 여기에 고정성이라는 요건이 하나 더 붙어, “지급일에 재직 중일 것” 같은 조건이 달린 상여금은 통상임금에서 빠졌다. 2024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고정성 요건을 폐기했다.
| 항목 | 통상임금 포함 여부 |
|---|---|
| 기본급 | 포함 |
| 직책수당·기술수당·자격수당 | 포함 |
| 정기 지급 식대·교통비 | 포함 |
| 재직 조건부 정기상여금 | 포함 (2024년 12월 판결로 변경) |
| 실적·평가 연동 성과급 | 제외 |
|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 제외 |
| 가족수당 중 부양가족 수에 따른 부분 | 제외 |
재직 조건부 상여금을 받는 회사라면 이 변경만으로 1일 통상임금이 10~20% 올라간다. 급여명세서에 정기상여가 있는데 회사가 여전히 기본급만으로 연차수당을 계산하고 있다면 다시 따져볼 여지가 있다. 다만 판결의 소급 적용 범위는 사업장마다 다투어지는 중이라, 과거분 전부가 자동으로 재계산되는 것은 아니다.
촉진 절차를 다 밟으면 수당은 사라진다
근로기준법 제61조의 연차사용촉진은 두 번의 서면 통보로 이루어진다. 회계연도(1월 1일~12월 31일)를 연차 산정기간으로 쓰는 회사라면 일정이 이렇게 잡힌다.
| 단계 | 시기 | 주체와 내용 |
|---|---|---|
| 1차 촉구 | 7월 1일~7월 10일 | 회사가 근로자별 미사용 일수를 알리고 사용시기 지정을 서면 요구 |
| 근로자 회신 | 촉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 | 근로자가 사용시기를 정해 회사에 통보 |
| 2차 통보 | 10월 31일까지 | 회신이 없으면 회사가 사용시기를 직접 지정해 서면 통보 |
이 세 단계를 모두 지킨 뒤에도 근로자가 연차를 쓰지 않으면 회사의 보상 의무가 면제된다. 반대로 하나라도 어긋나면 촉진 전체가 무효가 되어 미사용 일수 전액이 수당으로 남는다. 실제로 다툼이 붙는 지점은 정해져 있다.
- 서면이 아닌 경우 — 구두 공지, 사내 게시판 게시, 단체 문자만으로는 요건을 못 채운다. 근로자별로 남은 일수를 특정해 개별 서면(전자문서 포함)으로 줘야 한다.
- 시기를 놓친 경우 — 1차를 7월 11일에 보냈다면 그 촉진은 효력이 없다.
- 노무수령을 거부하지 않은 경우 — 회사가 지정한 날에 근로자가 그냥 출근해 일했다면, 회사가 그 자리에서 노무수령 거부 의사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한 휴가를 쓴 것으로 볼 수 없다. 일을 시켜놓고 나중에 “촉진했으니 수당은 없다”고 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1년 미만 근로자에게 월 단위로 붙는 연차(최대 11일)는 일정이 따로다.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을 기준으로 1차 촉구, 1개월 전까지 2차 통보를 해야 한다.
내 연차가 몇 일인지부터 확인한다
수당은 미사용 일수에 비례하므로 발생 일수를 잘못 알면 계산 전체가 어긋난다. 1년 이상 근속자는 15일에서 시작해 3년째부터 2년마다 하루씩 붙고 25일에서 멈춘다.
| 계속근로기간 | 연차 일수 |
|---|---|
| 1년 미만 | 1개월 개근당 1일 (최대 11일) |
| 1년~3년 미만 | 15일 |
| 3년~5년 미만 | 16일 |
| 5년~7년 미만 | 17일 |
| 10년~11년 미만 | 19일 |
| 20년~21년 미만 | 24일 |
| 21년 이상 | 25일 (상한) |
주의할 점은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연차유급휴가 규정 자체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차가 없으니 미사용 수당도 없다. 이 점은 사업장 규모와 무관하게 적용되는 주휴수당과 다르다.
퇴직할 때와 청구 시효
퇴직하면 남은 연차를 쓸 방법이 없어지므로 미사용분은 금전으로 정산한다.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마지막 급여와 함께 지급해야 하고, 이 기한을 넘기면 연 20%의 지연이자가 붙는다.
다만 “퇴직하면 촉진제도와 무관하게 무조건 받는다”는 설명은 정확하지 않다. 회사가 적법하게 촉진 절차를 마친 연차라면 퇴직하더라도 그 부분은 수당으로 되살아나지 않는다. 퇴직으로 확실히 정산되는 것은 촉진 대상이 아니었던 연차, 그리고 촉진 절차에 흠이 있었던 연차다.
청구권은 연차가 소멸한 다음 날 생기고, 임금채권이므로 시효는 3년이다. 2023년분 연차수당이라면 2024년 1월 1일부터 3년, 즉 2026년 말까지 청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미 퇴사한 회사를 상대로도 같다.
자주 나오는 질문
연차수당에도 세금과 4대보험을 떼나
뗀다. 근로소득이므로 지급된 달의 급여에 합산해 소득세와 보험료가 부과된다. 위 표는 세전 금액이다. 한 번에 큰 금액이 얹히면 그달 원천징수액이 평소보다 크게 늘어 보이지만 연말정산에서 정산된다.
회사가 연차를 강제로 쓰게 하고 수당을 안 주면
연차 사용시기 지정은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권리다. 회사는 사업 운영에 큰 지장이 있을 때만 시기를 변경할 수 있고, 촉진 절차의 2차 통보 단계에서만 시기를 직접 지정할 수 있다. 절차 없이 특정일을 일괄 연차 처리했다면 그 처리 자체를 다툴 수 있다.
수당 대신 다음 해로 이월할 수 있나
법에는 이월 규정이 없다. 다만 노사 합의로 이월하기로 정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 행정해석이다. 이월 합의가 있으면 그해에는 수당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합의 여부를 서면으로 남겨두는 편이 안전하다.
정리
내 판단으로는 이 주제에서 확인 순서가 중요하다. 계산기를 먼저 두드릴 것이 아니라, ① 5인 이상 사업장인지 ② 회사가 7월과 10월에 서면 촉진을 했는지 ③ 급여명세서에 정기상여가 있는지, 이 세 가지를 보고 나서 표에 넣으면 된다. 세 번째까지 확인하면 같은 일수라도 금액이 꽤 달라진다.
회사와 이야기가 안 되면 고용노동부 노동포털에서 임금체불 진정을 접수할 수 있다.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촉진 통보 서면 유무만 챙기면 준비는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