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4억 원을 같은 금리로 빌려도 상환 방식만 바꾸면 총이자가 4,681만 원 갈린다. 대출 상담 창구에서 한 번 고르고 넘어가는 항목이지만, 30년을 놓고 보면 금리 인하 협상보다 큰 금액이 움직인다.
아래는 대출금 4억 원, 기간 30년(360개월), 연 4.0% 고정이라는 같은 조건으로 두 방식을 계산한 결과다. 금리와 기간이 달라지면 금액은 바뀌지만 구조는 그대로다.
두 방식이 고정하는 것이 다르다
원리금균등은 매달 나가는 총액을 고정한다. 그 안에서 초기에는 이자 비중이 크고 원금 비중이 작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비율이 뒤집힌다. 통장에서 빠지는 금액이 30년 내내 같으므로 지출 계획을 세우기 쉽다.
원금균등은 매달 갚는 원금을 고정한다. 이자는 남은 잔액에 붙으므로 원금이 줄어드는 만큼 매달 조금씩 내려간다. 첫 달이 가장 무겁고 마지막 달이 가장 가볍다.
총이자가 갈리는 이유는 단순하다. 원금균등은 초반에 원금을 더 많이 밀어 넣기 때문에 이자가 붙는 잔액이 더 빨리 줄어든다.
4억·30년·연 4%로 계산한 결과
| 회차 | 원리금균등 | 원금균등 |
|---|---|---|
| 1회차 | 1,909,661원 | 2,444,444원 |
| 60회차 (5년) | 1,909,661원 | 2,225,926원 |
| 120회차 (10년) | 1,909,661원 | 2,003,704원 |
| 180회차 (15년) | 1,909,661원 | 1,781,481원 |
| 360회차 (30년) | 1,909,661원 | 1,114,815원 |
| 총이자 | 2억 8,748만 원 | 2억 4,067만 원 |
원금균등은 매달 원금 1,111,111원이 고정으로 나가고 여기에 잔액 이자가 얹힌다. 첫 달 부담은 원리금균등보다 534,783원 무겁고, 마지막 달에는 79만 원 가볍다.
역전되는 시점은 12년 2개월째다
원금균등의 월 상환액은 계속 내려가다가 어느 시점에 원리금균등을 밑돈다. 이 조건에서는 146회차, 대출을 받은 지 12년 2개월째다.
이 숫자가 판단에 쓸모가 있다. 원금균등을 고른다는 것은 12년 동안 매달 더 내고 그 뒤 18년을 덜 내는 선택이라는 뜻이다. 12년은 짧지 않은 기간이다. 소득이 가장 많이 드는 자녀 교육기와 겹치는지, 그 사이 이직이나 소득 공백 가능성이 있는지가 실제 판단 기준이 된다.
내 판단으로는 총이자 4,681만 원이라는 숫자만 보고 원금균등을 고르는 것은 위험하다. 초기 53만 원을 30년이 아니라 12년 동안 감당할 수 있는지가 먼저다. 중간에 버티지 못해 연체하거나 대환으로 넘어가면 아낀 이자보다 비용이 커진다.
체증식 분할상환은 방향이 반대다
세 번째 방식도 있다. 체증식 분할상환은 초기 상환액을 낮게 잡고 만기로 갈수록 매달 조금씩 늘려가는 구조다. 앞의 두 방식과 정반대로 초기 부담이 가장 가볍다.
대가는 총이자다. 초반에 원금이 거의 줄지 않으므로 이자가 붙는 잔액이 오래 유지된다. 세 방식 중 총이자가 가장 크다.
쓸모가 있는 경우는 분명하다. 지금 소득은 낮지만 앞으로 오를 것이 비교적 확실한 사회 초년기다. 다만 모든 금융기관이 취급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실제 선택 가능 여부는 해당 상품 조건에서 확인해야 한다.
중도상환 계획이 있으면 계산이 달라진다
30년을 다 채우지 않을 생각이라면 위 총이자 비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5년이나 10년 안에 갚거나 집을 팔 계획이라면, 그 시점까지 남아 있는 원금이 더 중요한 숫자가 된다.
원금균등은 초반에 원금을 빨리 깎으므로 중도에 정리할 때 남는 잔액이 더 작다. 반대로 체증식은 초기에 잔액이 거의 줄지 않아 조기 상환 시 불리하다. 보유 기간이 짧을수록 방식 간 차이가 커진다는 점을 감안하는 편이 낫다.
자주 묻는 질문
중간에 상환 방식을 바꿀 수 있나
대출 실행 후 변경은 일반적으로 어렵고, 바꾸려면 대환에 가까운 절차가 된다. 실행 전에 정해야 하는 항목으로 보는 편이 맞다.
DSR 심사에는 어느 쪽이 유리한가
연간 상환액이 클수록 불리하므로 초기 부담이 큰 원금균등이 한도 산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도를 최대한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 점을 미리 확인해야 한다.
금리가 낮으면 차이가 줄어드나
줄어든다. 총이자 격차는 이자가 붙는 잔액과 금리의 곱에서 나오므로, 금리가 낮을수록 방식 간 차이도 작아진다. 금리가 높은 시기일수록 원금균등의 절감 폭이 커진다.
정리
4억 원을 30년, 연 4%로 빌릴 때 원금균등은 원리금균등보다 총이자가 4,681만 원 적다. 대신 첫 달에 53만 원을 더 내고, 그 부담이 뒤집히는 시점은 12년 2개월째다. 아낄 금액이 아니라 12년을 감당할 수 있는지로 정하면 판단이 어긋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