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B DC IRP 준비 순서, 40대의 선택 기준

퇴직연금 안내문이 어려운 이유는 성격이 다른 세 가지를 한 장에 몰아 놨기 때문이다. DB와 DC는 회사가 퇴직금을 적립하는 방식이고, IRP는 개인이 따로 여는 계좌다. 셋 중 하나를 고르는 구조가 아니다.

순서를 나눠 보면 결정할 것이 두 개로 줄어든다. 회사 제도가 DB인지 DC인지 확인하는 일, 그리고 IRP를 얼마나 채울지 정하는 일이다. 아래는 2026년 9월 기준이다.

세 제도가 서로 다른 층에 있다

구분DB(확정급여형)DC(확정기여형)IRP(개인형)
적립 주체회사회사본인
운용 주체회사본인본인
받는 금액퇴직 직전 평균임금 × 근속연수회사 납입금 + 운용 성과납입금 + 운용 성과
운용 손실회사 부담본인 부담본인 부담
세액공제없음본인 추가납입분만있음
DB·DC·IRP의 구조 비교

DC형에서 회사가 넣어 주는 금액은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이다. 급여의 약 8.3%에 해당한다. 이 돈은 입금되는 즉시 본인 계좌의 자산이 되고, 운용 결과에 따라 최종 수령액이 달라진다.

DB와 DC의 갈림길은 임금상승률이다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취향이 아니라 숫자로 갈린다. DB형 수령액은 퇴직 직전 임금에 연동되므로 앞으로의 임금상승률이 수익률 역할을 한다. DC형은 본인의 운용수익률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 승진이 남아 있고 임금이 계속 오를 구조라면 DB가 유리하게 작동한다
  • 임금이 정체됐거나 임금피크제가 예정돼 있다면 DB는 불리해진다. 직전 임금이 낮아지면 전체 수령액이 함께 깎이기 때문이다
  • 운용에 시간을 쓸 수 있고 손실을 감당할 수 있다면 DC의 기대값이 높아진다

내 판단으로는 40대에서 가장 중요한 확인 사항은 임금피크제 도입 여부다. DB형을 유지한 채 임금피크에 들어가면 그동안 쌓인 근속연수의 값어치가 함께 줄어든다. 회사가 DB에서 DC로 전환을 허용하는 시점이 있다면 그 조건을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낫다. 한 번 DC로 옮기면 DB로 되돌아갈 수 없다.

IRP는 용도가 두 개다

IRP를 세액공제 계좌로만 아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는 두 가지로 쓰인다.

  1. 개인 추가 납입 계좌 — 연금저축과 합해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는다. 공제율은 총급여 5,500만 원 이하면 16.5%, 초과하면 13.2%다. 한도를 채우면 각각 148만 5천 원, 118만 8천 원을 돌려받는다
  2. 퇴직금 수령 계좌 — 퇴직할 때 DB·DC에 쌓인 돈이 이 계좌로 들어온다. 이때는 퇴직소득세를 바로 떼지 않고 인출 시점까지 미룬다

두 번째 용도가 실질적인 절세폭이 크다. 55세 이후 일시금이 아니라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의 30%가 감면된다(연금수령 10년 이내 구간). 수령 기간을 더 길게 잡으면 감면 폭은 그보다 커진다. 세액공제 한도를 연금저축과 어떻게 나눌지는 IRP·연금저축 세액공제 한도 정리에 따로 적어 뒀다.

40대가 지금 확인할 것

  1. 회사 제도가 DB인지 DC인지, 전환 선택권이 있는지 인사팀에 확인한다
  2.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이 있는지, 있다면 DB 유지가 유리한지 계산한다
  3. DC형이라면 계좌의 현재 운용 상품을 연다. 원리금보장 상품에 방치돼 있는 경우가 흔하다
  4. IRP 납입액이 연 900만 원 한도의 어디쯤인지 확인하고 자동이체 금액을 맞춘다
  5. 중도인출이 원칙적으로 막혀 있다는 점을 감안해 생활 예비자금과 분리한다

자주 묻는 질문

DB와 DC를 내가 고를 수 있나
회사가 도입한 제도를 따르는 것이 기본이다. 두 제도를 함께 운영하는 회사에서만 선택이나 전환이 가능하다.

이직하면 퇴직금은 어떻게 되나
DB든 DC든 퇴직 시점에 정산돼 IRP 계좌로 이전된다. DC는 쌓인 자산이 그대로 옮겨가고, DB는 그 시점의 임금 기준으로 계산된 금액이 넘어간다.

IRP는 55세 전에 못 빼나
원칙적으로 막혀 있다.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 장기 요양, 개인회생 등 법에서 정한 사유에 한해 예외가 인정된다.

DC형인데 운용을 안 하면 어떻게 되나
대개 원리금보장 상품에 그대로 남는다. 손실은 없지만 임금상승률에 못 미치는 수익률로 오래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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